나는 늘 치장하기 바쁘다.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을거야

욕심으로 만들어진 아키텍처는 참으로 화려하다. 보면 왠지 그럴싸해 보이는, 적절히 멋진 이름의 컴포넌트들로 덕지덕지 무장된 환상의 아키텍처. 그림을 그려놓고는 참으로 뿌듯해한다. 실제로 그 기능을 하지 않더라도 명목상 존재하는 수많은 컴포넌트들은, 비어 보이는 듯 한 아키텍처에 피둥피둥한 살을 입힌다. 이렇게나 복잡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낀다.

요구사항으로 만들어진 아키텍처는 참으로 수수하다. 그림을 그려놓고 보니 왠지 모르게 듬성듬성하다. 고작 이건가 하는 마음에 이리저리 뭔가를 늘려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몇 개 안되는 컴포넌트, 몇 개 안되는 기능들이 고작 이거야? 싶을 정도로 멋이 없다.

욕심이 앞서는 나는 늘 화려함을 추구한다. 뻔지르르한 말들로 치장하기 좋은 아키텍처를 그린다. 그럴싸한 이름, 그럴싸한 기능들... 그게 왜 존재하는지 이유는 없고, 그게 지금은 어떤 기능을 하던간에, 앞으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으로 포장한다. 없어보이는게 싫은가보다.

Simple is the best

그럴싸한 그림이었다고 생각한 아키텍처를 일주일간 눈이 부어가도록 처다보고 다시 그렸다. 도대체 이게 왜 있는건지, 스스로 그려놓고도 한숨을 내쉬며 지우길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쓸데없는 오만이었으리라. 간단한게 늘 최고이거늘, 나는 왜 그리도 치장하고 싶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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