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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방치해놓은 사랑니, 우째 나오다 만 것 같이 생겨서는 아프거나 신경쓰이질 않아서 그대로 두었는데 덕분에 끝쪽 어금니가 썩었다. 게다가 사랑니는 왜 위로 안나고 옆으로 나는건지;;; 이해할 수 없는 인체의 신비를 몸소 겪고 있으니 그저 내 스스로가 신비할 따름이다.

사실 사랑니보다도 왼쪽 어금니가 문제였다. 중딩때였던가... 때운거 빠진 뒤로 몇 년을 방치했다가 금으로 씌운 이빨인데 피로가 누적되면 뿌리쪽에 염증이 생기는 골칫덩어리다. 그래도 그 때엔 피곤하면 잇몸이 붓고 헐어서 손으로 툭! 하고 터트리면 염증이 피식- 하고 나왔는데 이번엔 염증이 제대로 뿌리에 자리 잡으셨다. 결국 치과 선생님도 두 손을 들고는 "뽑아야겠어요..."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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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오랜 시간 시달렸던 골칫덩어리를 없에는구나 싶었는데, 영구치를 뽑는다는 사실이 조금씩 가슴에 스며들더니 꽤나 우울해지더라. 그 동안 이 녀석 때문에 고생을 했어도 내 이빨이고, 씌운 뒤로는 잘 관리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아쉬움이 가득하다. 발치 후 통증이나 제대로 먹지 못하는 고통보다도 아쉬움이 가득해서 가슴 한 켠이 조금은 답답하다. 그러고보니 옛날엔 이를 뽑으면 지붕에 던지곤 했는데, 직접 보지 못했지만 치과에서는 숑- 하고 뽑았다기 보다는 부숴서 뽑은 듯 하고, 뽑은 뒤에도 어리버리해서 뽑은 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썩어서 검은 모습이었다면 무척이나 미안했을거야...

사랑니와 어금니를 동시에 뺀 지금, 어금니 하나가 외딴섬마냥 동실동실 떠서 칫솔의 작은 속삭임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뻥 하고 뚫린 잇몸은 흉칙하기보다는 그저 허전하고, 사랑니를 뽑고 난 자리는 실밥 덕분에 다소 어색하다.

안녕- 오랫동안 고생해온 어금니야, 안녕- 아쉬운 사랑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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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마. 2008/01/09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많이 허전한가 보구나...ㅋㅋ
    그 몹쓸애가 수능 볼때도 그렇게 힘들게 하더니
    너랑은 한평생을 함께 할 수 없었던 애 였던가 보다.
    허전한 자리 다른애들이 메꾸면 그애들 한테 잘해줘라...

    1. semix2 2008/01/11 1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 뭐 어쩔 수 없죠;
      뽑은 자리가 아물어야 치료할 수 있다고 3주 정도 지나야 될 것 같아요. 담주 월요일에 실밥 뽑고 그 담주부터 충치치료 하다가 이 할 예정!!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