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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로 처음 적는 글이라니... 정말 오랫동안 글을 안썼구나 싶은게 실감이 난다. 그렇다고 블로그를 방치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참으로 오랜만에 적으려니 첫 문장부터 막힌다.

1. 이사

꼬진 전자정보관에서 최신 정보기술관으로 이사했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방도 넓어지고 정말 뿌듯하다. 아직까지 비데가 설치되지 않은건 행정상의 실수겠지. 오랫동안 봐주진 않을테다. 학교는 하루빨리 비데를 설치하라!!

2. 졸업

석사를 마쳤다. 졸업이다. 학부를 졸업한지 얼마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졸업이란다. 역시 석사 2년은 정말 짧다. 시달릴만큼 시달리고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생각했었나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긴다. 바빠 죽네 어쩌네 해도 역시 지나고 보면 그저 그렇다. 괜히 하기 싫어서 징징거린 시간이 더 많지 않았나 반성한다. 2년의 시간 동안 얼마나 배웠을까? 이런 질문엔 정말 가슴이 턱-하고 막힌다. 늘 애들에게 능동적으로 움직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나는 그러지 못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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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이네 동아리 사람들이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사실 내심 학부 졸업 때 이게 부러웠었는데 같이 있을 때 잡혀서 나도 덩달아 축가를 받았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졸업을 축하해준 새알 사람들에게 늦었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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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찐다같은 우리 연구실에 꽃미남 학부생이 들어왔다. 어딜봐도 풋풋한 것이 함부로 건들지 못하게 하는 오오라를 펼친다. 풋풋하고 귀엽지만 알게모르게 능글맞은 이 녀석은 생각보다 잘 하고 있어서 좀 더 키우면 꿈나무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같이 졸업한 성규는 석사로 입학했다. 어딜봐도 풋풋함이라곤 없는 이 녀석은 한동안 잘 하는 듯 못하는 이미지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최근들어 좋은 성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아직 스스로 의견을 내거나 뭔가를 제시하는 포스는 부족하지만 지금 같이만 하면 충분히 잘 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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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졸업식의 주인공은 우리 가족이다. 아들 졸업한다고 이래 저래 신경 많이 써주신 어머니, 이번에도 아쉽지만 중국에 계신 아버지, 해외 도피 중인 동생 모두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이런저런 일로 알게 모르게 이산가족 마냥 흩어지고 동생마저 해외로 도피 중이라 다소 싱숭맹숭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연히 가족은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에 있어도 늘 함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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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보고 사진 같이 찍자고 좀 내려오라고 했더니 부모님 기다린다고 안내려오길래, 혹시나해서 올라가보니 울고 있었다.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햇살에 비친 반짝이는 눈망울을 어찌 숨길 수 있으랴. 이 날 현주 부모님께서 점심으로 오리 고기를 사주셨는데, 주방에 이영애가 있었나 어찌나 맛있던지 며칠 동안 오리가 눈 앞에서 맴돌더라. 잘 먹었습니다!

3. 입학

박사 과정으로 입학했다. 지긋지긋할 법도 한데, 달리 갈 곳도 없고, 아직은 좀 더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해서 오랜 고민 끝에 박사 과정으로 진학했다.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많고, 배우고 싶은 것이 가득하다. 여전히 몸은 무겁고 머리는 더디지만, 그래도 아직은 꿈을 꾼다. 그게 설령 안되더라도, 나는 최선을 다해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보내볼 작정이다. '미친 듯이 연습해서 미친 듯이 잘할게' 만화 BECK에 나오는 대사다. 늘 그런 마음으로 살려고. 정말 잘하고 싶거든.

최근엔 나나라는 만화를 보다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길 바란다면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거야. 프로라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그런걸 만들어야지' 던가? 아무튼 이런 대사로 꾸짓는 대목을 접했는데 아아- 굉장히 뜨끔했다. 여태까지는 누가 뭐라하든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매달려왔는데, 조금은 생각이 바뀌어간다. 하고 싶은 걸 하되 납득 할 수 있도록! 팔릴 수 있는! 뭐 이런 정도? 왠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될 것 같다.

4. 서울 장학생

시민 장학생에 이어 서울 장학생이 되었다. 물론 시민 장학생은 서울에서 오래 살았다고 학부 입학할 때 10만원 준게 다지만, 서울 장학생은 박사 과정 동안 학비 걱정을 덜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다행이다. 꾸역꾸역 모아서 부자 되야지.

5. 로봇

연구실에 다수의 로봇이 들어왔다. 그동안 갖고 있었던 로봇은 스펙만 화려할 뿐 다루기가 어려워서 방치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들어온 로봇은 전의 그것에 비하면 꽤나 굴리기 쉬운 상태라 마음에 든다. 요 몇일간 아주 별짓을 다 하고 있는데 진도는 다소 느린 편이다. 그래도 이번 주가 지나면 어느 정도 원하는대로 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로봇은 참으로 어려운 주제라 생각한다. 대체 로봇이 뭘까? 뭘 할수 있을까? 로봇만이 할 수 있는게 뭘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지고 있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교차할 뿐 딱 부러지는 답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머릿 속에는 '인간을 닮은 로봇' 은 배제되어 있다. 뭐, 프로젝트는 하는 거니까 거기에 충실하겠지만, 나는 로봇은 반드시 로봇다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로봇만이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거라 확신한다. 감정의 표현이든 어떤 행동이든 사람과는 다른 로봇만의 어떤 것! 그걸 찾으면... 꽤나 재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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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포장을 뜯은 P3-AT. 엉망진창 신중사 덕분에 오늘 하루 얼마나 속을 썩였는지. 게다가 됐구나 싶었더니 정로가 조립한 피플봇이 말썽이고... 이 자식들아!!

6. 그래서 근황

여전히 힘들고 바쁘다. 그런데 뭐랄까, 조금 다른 의미로 힘들다. 그동안은 혼자 일을 다 하려 들어서 힘들었는데, 요즘은 애들이 꽤나 잘해주고 있어서 일도 많이 나누고, 덕분에 내가 하던 일이 많이 줄었다. 대신 애들을 잘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별 노력 같아 보이지도 않지만 은근히 힘들다. 그래도 다행히 전 보다는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는다.

연구실에 이런 저런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그 시도가 꽤 성공적이다. 이제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히면 이전보다 훨씬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그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진통이 따르겠지만...

스스로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위에 잠깐 언급한 프로 의식. 어설픈 자기 만족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소 실망했다. 그런 실망스러운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이래저래 딸리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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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urang 2008/03/07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에 내 얼굴은 왜케 부은거야...눈이 안보여 안그래도 작은 눈 ㅠ_ㅠ

    나의 근황은...
    잠수?ㅋㅋ

    1. semix2 2008/03/09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 어둡게 찍혀서 그래요-

    2. 아쯔히로 2008/03/10 0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진이 작아서 잘 안보임?!

      왠지 머리 자른거 너무너무너무좋아요!!으와앙

  2. 아쯔히로 2008/03/10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데즈카오사무 작의 '플루토' 보셨어요?
    '인간같은로봇' 에 관한 이야기던데-
    한번 보시와요-
    음음음.
    잘보고갑니다 ' 3'

    1. semix2 2008/03/15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우라사와나오키 아저씨는 한권한권이 너무 늦게 나와서 완결나면 몰아서 보려고;; 아직 완결 안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