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개발자 컨퍼런스, WWDC에서 발표된 iCloud로 인해 갑자기 클라우드 서비스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대한 이슈가 있었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들 잘 사용하고 있던 터인데 갑자기 재조명 받으면서 시끌시끌. 가장 시끄러운 곳은 아무래도 통신사이려나... 

하지만 iCloud가 이렇게 큰 이슈가 된 건 우리가 여태 알고 있던 (또는 그렇게 알려진) 웹 저장소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애플 기기의 중심엔 미디어 센터로써의 역할을 수행하는 맥+아이튠스가 있었는데 맥을 아이폰/아이패드와 같은 '그저 하나의 디바이스' 로 내려버리고 센터에 iCloud를 배치. 웹 저장소로써의 역할이 아닌 기기 동기화를 위한 채널로써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클라우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조명을 받았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고, 곧바로 아이패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던가. 아이폰에 적어 놓은 아이디어 초안을 아이패드로 마무리 한다던가. 아이폰으로 즐겨찾기해 놓은 글들을 아이패드로 읽는 등의... 아주 매끄러운 기기 전환이 곧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아이폰/아이패드 뿐만 아니라 맥/윈도우도 그 사이에 놓일 것이다. 그동안 기기별로 정보가 갇혀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어서 이를 위한 여러가지 서비스들이 존재하고 활용되어 왔지만, iOS SDK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단일 채널이 생겼다는 건 그 파급력이 엄청날 거라 예상된다. 이제 핵심은 정보 그 자체에 있다. 당신이 어떤 디바이스를 이용하든, 정보는 자동으로 알아서 움직여 줄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유비쿼터스가 꿈꾸던 세상이 이제 대중 앞으로 다가올 차례다.

한편 이와 함께 공개된 iOS5. 알림 센터라던가 iMessage라던가 하는 것들은 그리 새로운 것들이 아님에도 연신 기사가 쏟아지는 바람에 '왠지 모를 폭풍 전야' 와도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실상은 AirPlay가 주역이다. 애플 TV,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iOS5는 AirPlay 기능을 이용해서 무선으로 애플 TV에 현재 보이는 화면을 있는 그대로 송출할 수 있게 된다. 미러링이라 부르는 이 기능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라면 그리 큰 이슈도 아니겠지. 미러링의 진가는 아마도 학교 같은 곳에서 발휘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미 수 많은 교육용 앱이 출시되어 있는데, 교실 앞에 놓인 TV로 앱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학습 효과가 얼마나 크겠는가? 미국을 포함한 여러 학교에서는 이미 수 천, 수 만대의 아이패드를 사들여 교보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iOS5의 출시와 함께 급물살을 탈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 뿐이겠는가. 얼마전에 공개된 닌텐도 U의 혁신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안타깝게도 '혁신' 이 되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AirPlay에 있다. 앞으로 AirPlay는 미러링뿐만 아니라 외부 모니터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거실에 놓인 커다란 TV에 게임 플레이 화면이 재생되고, 당신이 들고 있는 아이폰/아이패드에는 게임 컨트롤러와 미니맵, 아이템 등이 배치될 수 있다. 닌텐도 U가 보여준 비젼의 일부가 iOS5+AppleTV에 고스란히 겹치게 된 것이다. 



한창 iOS5로 시끄럽다가 갑작스래 고개를 내민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8. 매트로 UI라 불리는 새로운 플랫폼을 소개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PC 시장이 날이 갈수록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MS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전에 (많은 전문가들은 진지하게 고민했겠지만) 꽤 그럴싸한 UI를 들고 나왔다. 사람들이 MS에 거는 기대는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컴퓨터에서도 멋진 태블릿 UI를 구동시킬 수 있을까?' 라던가, '조립식 태블릿을 저가로 구매해서 윈도우 8을 설치해도 될까?' 등등 매우 다양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달리 하드웨어를 다루지 않는다. 애플의 제품이 오직 애플에서 생산된 기기에서만 동작하는게 불만인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솟아나고 있다. 아직 윈도우 8은 베타도 아닌 개발자 프리뷰인 상태라 앞으로 1년, 길게는 2년은 더 기다려야겠지만 그래도 기대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앞으로 어떻게 세상이 변할지 장담할 수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을 발표하면서 조용히 말하길, '매트로 UI 위에서 동작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플래시 플레이어나 기타 플러그인이 동작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이 걸어온 길을 상당히 비슷하게 걷고 있다. 거친 가시밭길이 애플에 의해 조금씩 다듬어지고, 여론이 어느정도 애플의 정책을 옹호하자 얍삽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임승차하고 있는 꼴이랄까. 어도비는 망했다- 라고 이야기 하기엔 문제는 더 크다. 수 많은 플래시 개발자들의 밥줄이 걸린 문제다. 어도비는 얼마전 플래시 기반의 동영상에 한해 iOS 기기 접근 시 플래시가 아닌 HLS(HTTP Live Streming)으로 인코딩된 동영상을 송출하게끔 플래시 서버를 업데이트 했다. 그리고 어도비는 HTML5를 위한 개발툴도 열심히 개발 중이다. 사실상 똥줄이 타는건 어도비보다는 플래시 개발자들일 것이다. 플래시를 iOS 용으로, 또는 HTML5로 변경해주는 툴 역시 어도비에서 개발하고 있지만 100% 완전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구글은 안드로이드 버전 4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용으로 분리되어 있던 OS를 통합할 거란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구글은 많은 부분에 취약하다. 유저 인터페이스에 대해 구글만큼 성의없는 곳도 없다. 애플은 HIG, 마이크로소프트는 매트로 UI로 각자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그래서 안드로이드 앱을 보면 중구난방이다. 많은 앱들이 애플의 HIG를 따르기도 하고 말이지, 기기가 제공하는 백-버튼에 대한 UI 일관성은 찾아보기 힘들고 그리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일관성도 없고, 직관적이지도 않은 것 같고)

게다가 요즘 여러가지 특허 침해로 시끄러운데, 그 중에서도 리눅스 커널에 대한 라이센스 문제는 다소 심각하지 않나 싶다. 오픈 소스라는건 마법이 아니다. 특히나 리눅스 커널에 사용된 라이센스는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 '소스 코드를 모두 공개할 것' 을 강요한다. 구글은 허니컴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를 공개하고 있다고 해도, 모두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조사에 있다. 삼성이, 또는 HTC 등의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코드를 받아 자사에 맞게 수정해서 기기에 올려 판매하고 있는데 어느 누구도 수정본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깡이 좋은 건지... 오픈 소스 진영이 들고 일어서면 꽤나 껄끄러운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의 관리 부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검색어로 test나 hello world를 치면 관련 앱이 만 개 이상 나온다는 소문도 있었다. 한동안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앱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조만간 애플의 앱스토어를 따라잡을거라는 기사가 나돌았는데 다 헛소리다. 얼마나 양질의 앱이 거기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인데, 안드로이드 마켓은 아직 양질의 앱 문화가 조성되지는 않은 것 같다. 앱 개발 문화의 차이랄까.

안드로이드 앱의 불법 복제는 무서울 정도. 누가 안드로이드 마켓에 유료 앱을 내려 하겠는가? 앱의 질은 여기서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구글이 손 놓고 있는건 그들이 악마이기 때문. 구글이 바라는 건 '유료앱 만들어봤자 다들 금방 복사해서 쓰니까 헛짓거리하지 말고 무료 앱 만들고 거기다가 광고나 달어'. 광고 수익이 구굴의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구글은 일부러 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나 혼자만 하고 있는건 설마 아니겠지)

소셜 네트워크에서 심각한 실패를 맛 본 구글이 야심차게 들고 나온 구글+. 페이스북에 지친 사용자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 구글+에 계정을 만들어 놓고 보니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런 사이 페이스북이 달리기 시작했다. '서클이라는 개념 좀 괜찮은 것 같은데?' 페이스북이 새로 선보이는 친구 리스트라던가, 구독 기능 등은 구글+와 트위터를 밴치마킹한 결과다. (좋게 말하면 그렇고, 나쁘게 말하면 배낀거겠지) 구글+가 하루빨리 API를 공개하고 수 많은 서드파티 앱과 연동되어야만 비로소 생태계를 갖출 수 있게 될텐데, 며칠 전 짜잔-하고 공개한 API는 반쪽짜리. 전체 API 공개가 먼저일까, 아니면 아이패드용 페이스북 공개가 먼저일까?

태블릿 시장을 평정하는 아이패드는, 조만간 수 많은 구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의해 시장을 뺏길 것이다-라는 예측과는 달리 안드로이드 태블릿들은 하나같이 실패하고 있고... HP는 과감하게 사업을 접어버렸다. 이제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 희망(?)을 걸지만 적어도 1년 내에는 윈도우 8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외로운 독주는 지루함을 낳는다. 아이패드 3가 어떤 모습으로 나오냐에 따라 인기의 지속 여부를 점칠 수 있을 것 같은데 iOS5가 가져다주는 희망, AirPlay 때문이라도 당분간 애플의 독주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게임 분야에서의 UI/UX 혁신은 지금까지 누적된 지루함을 한 방에 날려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는 게임 카테고리가 여전히 닫혀 있고, 애플 TV는 언제 정식으로 수입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크기는 코딱지만해서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

드롭박스 API가 새 버전을 베타 서비스 한다던가, 아이튠스 매치라던가, 인스타그램이 안드로이드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던가, 윈도우 8이 XBox Live와 긴밀하게 결합될 것이라던가, XBox에 TV 기능을 내장하려 한다던가, 구글 번역과 지도 API가 유료화되었다던가, 크롬 OS의 행보라던가, 윈도 8에 전화 기능이 포함될거라던가...

IT는 지금 급변하고 있다. 매일 들여다봐도 따라잡기 힘든데 일반 사용자들은 오죽할까. '스마트폰=카톡 되는 폰' 정도로 이해하는 우리네 청춘들. 너무 빠른 변화는 오히려 사용자의 외면을 받지는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공대생스럽게 IT를 바꾸고 있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신세계를 보여주겠어!' 라고 말하고는 F1을 타고 저 멀리 달아나는 그들이, 뚜벅뚜벅 넓은 보폭으로 힘겹게 걷고 있는 우리네 청춘들에겐 그저 고맙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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