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야지... 하면서도 왜 이리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 장벽이 높은지; 하루 이틀 미루다 오늘에 이르러야 이 글을 쓴다. (그러고보니 블로그에 글 쓰는 게 거의 1년 만이군) 그 동안 yaPlayer를 만들면서 계획 했던 것들, 생각했던 것들, 구현했던 것들을 글로 풀어보려 하는데 아무래도 분량이 많아 한 번에 안될 것 같고 시리즈로 쓰게 될 것 같다. - 시리즈 확정!


yaPlayer는 iPhone/iPad 용 동영상 플레이어 앱이다. 별도의 동영상 변환 없이 거의 모든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터치 휠을 이용해 보다 편리한 탐색이 가능하며, 매력적인 인터페이스가 강점이다.






내가 앱을 개발하는 이유


TEDiSUB, ProMan, yaPlayer 모두 개발 이유는 똑같다. '내가 쓰려고!' 


최근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필요한 앱보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앱을 만들어야 팔리지 않을까?' 긴 시간 고민하면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앱을 만들어야 한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었는데 얼마 못 가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내가 필요로 하는 앱을 만들고,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업데이트 하자.


잠깐, 이래서야 팔리겠어? 사용자를 무시하는거 아닌가?


뭐 생각하기 나름인데, 내 경우엔 사용자보다 내가 중심이 되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용자 의견에 휘둘리는 주말 드라마 꼴을 면하고 싶기도 하고, 또 나 보다도 사용자를 위해 개발하게 되면 '일을 한다' 는 느낌이 드는데 이게 영 싫다.


나 스스로를 위한 앱을 만드는 과정, 여기에 사용자가 있다. 리뷰나 메일을 통해 여러 피드백을 받으면 더 큰 목표를 세우게 되고, 이 과정에서 현재의 버전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다시 만족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준비하게 된다. 업데이트를 하게 만드는 근원은 사용자로부터 오지만, 그 결과로 행해지는 업데이트는 내 만족을 위한 것이다. 사용자를 무시하지 않고, 나를 위해 행동하기에 최종적으로는 양쪽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yaPlayer는 오래 전 명절 때 처가 내려가면서 보려고 아이패드에 동영상을 자막과 함께 인코딩해서 넣었다가 모든 영상의 자막이 5초 이상 어긋나 버려서 완전히 망해버린 일을 계기로 개발하게 되었다. 자막과 동영상을 따로 관리할 수 있는 앱, 그게 yaPlayer의 시작이다.




yaPlayer, 야플레이어... 야동 플레이어?


yaPlayer는 야동 플레이어가 아니다; 야동 플레이어로 만들 생각이었으면 자막이고 나발이고 다 제처두고 제조사, 출시일, 주연 배우, 조연 배우, 장르 등 메타 정보에 대한 상세 설정 및 효과적인 파일 탐색에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으리라.


yaPlayer는 yet another video player의 약자다. 쉽게 말해 '또 다른 동영상 플레이어' 정도랄까? 마땅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던 차에 yacc가 떠올랐고, yet another 어감이 좋다 싶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결코 야동 플레이어가 아니다. 아니라고! 아니라니까능!




yaPlayer 만이 갖는 특징 - 차별화 전략 


앱스토어에는 수십만개의 앱이 있고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앱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동영상 플레이어 앱도 상당히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별함 없이는 죽도 밥도 안된다. 앱이 갖는 고유의 특징이 있어야 한다. 특별함 없이는 스스로 만족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동영상 플레이어 앱이 탐색을 위해 상단(또는 하단)의 슬라이더를 움직이는데 방법이 그것 밖에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작을 하려면 제법 분주해진다. 1) 기기를 잡고 있던 손(또는 쉬고 있는 다른 손)을 들어 올려 슬라이더 위에 내려 놓고 좌우로 끈다. 2) 원하는 위치까지 탐색을 했으면 다시 기기를 잡는다(또는 손을 내려 놓는다). 


기기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탐색을 할 순 없을까?


이 때 떠오른 것이 조그 다이얼이었다. 슬라이더는 한 쪽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기 때문에 위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만약 이걸 한 바퀴 휘어 감으면 그 만큼 손을 움직여야 하는 거리를 줄일 수 있다. 이 인터페이스를 기기의 상/하단이 아닌 좌/우 끝에 배치하면 기기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조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동영상 플레이어 앱들을 살펴봤더니 다들 너무 딱딱하게 생겼더라. 동영상 파일 목록을 보여주는 화면이 글씨로만 가득했다. 파일 이름 옆에 아이콘이 있기는 하지만 파일 확장자에 대한 것이어서 그것 만으로는 어떤 동영상인지 쉽게 확인할 수가 없었다. 


썸네일을 이용하면 훨씬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동영상으로부터 썸네일을 생성해서 파일 이름과 함께 보여주면 훨씬 나은 결과를 보일 것 같았다. 아이폰/패드 기본 비디오 앱처럼 고정된 썸네일을 사용하는 대신, 마지막으로 시청한 부분에서 썸네일을 생성하면 어디까지 봤는지, 반대로 어디부터 볼 차례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으리라.




코딩 이전에 해야 할 일 - 디자인 프로토타이핑


여기까지 생각을 마치고 '좋아,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패드를 켰다. 음? 개발 툴이 아니고 아이패드라고?


앱 개발의 시작은 종이에서 시작한다. 코딩부터 하면 뻘짓 오브 뻘짓을 경험하게 되고 쉽게 지치며, 코딩하는 동안 디자인과 기능이 계속 바뀌면서 난항을 겪게 된다. 따라서 종이를 펴고 앱의 최종 모습이 어떨지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요즘 나는 그 흔한 연습장, 펜 따위를 갖고 다니지 않는다. 아이패드 하나만 꼴랑 가방에 들어있을 뿐이다. 키노트를 켜고 기능 요구 사항과 디자인 요구 사항을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Paper 앱을 띄워 그림을 그려 붙였다.






다음 이야기


오늘은 yaPlayer의 탄생 배경과 디자인 프로토타이핑까지 살펴봤다. 다음에는 yaPlayer가 무인코딩 재생을 지원하게 된 배경과 개발하면서 겪은 여러가지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을 적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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