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가족

2003. 8. 25. 20:02 :: 감상/영화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내렸어~ ♬
그렇다. 어제는 정말 징하게 비가 쏟아졌다. 그런 하늘도 이제야 지쳤는지 아침부터 해가 쨍쨍한게 우리 식충이도 FEEL 받아서 벌을 삼킨 듯 하다.

어젠 바람난 가족을 봤다. 시어머니, 남편, 아내 할 것없이 다 바람난 이야기.. 전에 비디오여행에서 잠깜 소개를 본 적이 있는지라 이정도 쯤은 알고 영화를 봤다.

메가박스는 언제나 느끼지만 좌석이 참 넓어서 좋다. 두다리를 완전 쭈욱 펼 수는 없지만 걸리적거리는것 없이 편하게 볼 수 있고 앞사람 신경도 거의 안쓰인다. 어진이랑 메가박스 1관에서 봤는데 1관 스크린은 정말 심하게 와이드했다. 우와이드... 심한 와이드다. 초반에 필름 껌뻑이는게 심하게 거슬렸는지 영화가 끝나고나서 생긴 두통이 꽤 오래 잔상을 남겼다.

영화는 말 그대로 바람난 가족의 이야기다. 문소리의 출연이 꽤나 씨끄러웠던 듯 한데... 문소리가 연기를 잘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케릭터랑 참 어울리게 나왔다. 귀여운 아줌마... 문소리가 김희선처럼 이쁜건 아니지만 참 이쁘게 생겼더라... 그리고 우리 봉태규씨. 류승범과의 스타일을 지니지 않았나 싶다. 다소 반항적인 마스크에 눈에 띄는 조연역할을 톡톡히 했다.

스토리를 구구절절 나열하는건.. 영화를 아직 안 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지라... 짧막한 감상을 적어본다.

'가족의 비극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 끝~

훗.. 너무 싱겁나? 그렇다. 참 역설적이다. 바람피는 장면은 하나같이 전부 유쾌하고 가벼운 배경음악이 흐르지만 사실은 무척 우울하다. 자기사람 놔두고 바람피니까 나쁜놈! 이런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신뢰가 이정도밖에 안되나...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사람이 가족이 아니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가족은 정말 가족간의 어떤 신뢰나 사랑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가족간의 끈 자제가 없어 보인다.

현 가족의 실태를 조금만 과장해도 이런 분위기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영화는 그것을 다른 사람과의 바람으로 이었을 뿐, 바람이 아니라 인터넷, 오락 등등 다른말로 갖다붙이면 현실도 위험 수위에 다달아 있지 않나.. 하는 위험한 상상을 한 것이다.

영화에서의 성행위는 단순한 성행위 이상의 어떤 표출구가 되고 있는 듯 하다. 죽어가는 남편에게 기댈 것 없는(이라기보단 지친 듯) 시어머니, 아내에게 마음을 털지 못하는 남편, 그런 남편을 둔 아내... 이 가족이 모여있으면 답답하다. 하지만 이들은 가족 구성원끼리 어떤 노력을 하려하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앙탈을 부라린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의 성행위는 단지 성적 호감에 이끌리기보다는 뭔가 말하려는 듯한(답답함을 벗어나려는) 그런 호소감이 있다.

하지만 다소 아쉬움이라면 표현이 너무 적나라하고 과장된 장면이 섞여있진 않았나... 몇몇 장면이 영화에 꼭 필요하다기보단 왠지 서비스컷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즘 영화가 한번 벗었다하면 기왕 벗긴거 오지게 화끈하게 찍어버려서 그걸 화제삼는 것 같은데 그건 정말 잘못된 것이다. 영화에 꼭 필요한.. 정말 한 컷, 한 컷이 정말 필요한 장면이 될 수 있게.. 그리고 관객에서 그것을 설득력있게 표현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일부 성행위장면은 쓸데없는 위트와 씁쓸함을 남겼다. (개인적으로 명필름 무척 좋아하는데... 괜히 그래서 나름의 의미가 있겠거니 하지만 내겐 설득력이 부족했다) 가족의 붕괴라는 비슷한 소재의 아메리칸 뷰티는 그런 눈살 찌푸리는 장면없이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내보였다.

하지막 마지막 문소리와 봉태규의 성행위 장면은 적절했다. 정말 슬펐다. 상황을 설명하면 내용을 말하게 되니 삼가지만.. 그러한 상황에서 문소리가 남편이 아닌 봉태규를 잡고 성행위를 하면서 울부짓는 장면은... 더이상 그녀에겐 가족이란 없다는 슬픔을 고스란히 내뱉고 있는 것 같아 가슴아팠다. (문득 이 장면에서 나는 상실의 시대 마지막 장면을 잠시 생각했다. 물론 연관은 그다지 없다.)

바람난 가족은 연인이 손붙잡고 기분 좋은날 히히덕거리며 보러가기엔 다소 문제가 있을 성 싶다. 비오는 꿀꿀한 날 홀로 우울히 보는것도 좀 그렇겠지만... 각오하고 보러 가는 건 좋을 것이다. 가족이란... 어떤 보이지 않는 끈 만으로 엮여있는 집합체는 아닌 것 같다.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구성원은 서로를 신뢰하고 대화와 사랑으로 뭉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은 왜? 라고 질문할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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