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부탁해

2004. 2. 2. 20:27 :: 감상/영화
항상 고양이를 부탁해 꼭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여태 미룬건... 역시 때를 놓지면 잘 안보게되는 그러한 습성 때문이 아닐까? 이모네서 디비디를 빌려서 여태 안보고 있다가 아빠가 얻어온 디비디플레이어 시험해볼겸해서 드디어 <고양이를 부탁해> 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학교를 막 졸업하고 사회로 뛰어드는 시기의 20대 초반을 그린 영화다.

■ 불안한 20대 ... 20대의 키워드는 '꿈' 이라고 믿고 싶지만... 내 생각엔 20대의 키워드는 '불안함' 이 아닐까 싶다. 졸업 후 취직에 대한 불안만 하더라도 이미 머릿속은 가득하다. 가뜩이나 요즘 취업난을 생각하면 졸업을 2년이나 앞둔 나로서도 상당히 불안하다. 게다가 당장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어떤 일자리를 구하느냐도 상당히 생각해볼 문제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것이 딱 이 때가 아닐까? 영화 전반을 걸쳐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에는 언제나 이 '불안함'이 흐른다.

■ 우정 ... 이 영화가 20대의 불안함을 그리면서 비중을 둔 것중에 하나가 우정이다. 여러가지 문제로 생기는 갖가지 불안함이 우정을 덥친 것이다. 막으려는 자와 관심없는 자... 이들의 운명은... ;;; 이게 아니군. 어쨌든 학교 다닐 때의 우정과 졸업 후의 우정은 어쩐지 뭔가 다르다. 자주 못 만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만나 울타리 내에서 느낀 감정과 울타리 넘어 다른 울타리의 사람들과의 만나면서 생기는 감정은 다를 것이다. 이 새로운 감정에 적응하다보면 이전의 감정이 다소 어색하게 또는 덜 친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하는게 아닐까?

이 영화는 어떤 해법없이 그냥 20대의 불안함을 그린 영화다. 마지막에 배두나랑 또 한명이랑 뭔가를 하려 하지만 그것이 불안에 대한 해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피? 음...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어떤 해답을 찾은 듯한.. 그런 인상을 받았다. 아니, 해답을 찾기 보다는 그것을 찾기 위한 노력이나 수단으로 보는게 더 옳을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과장된 역전이나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최대한 사실적으로, 오버되지 않게 표현하려 애쓴 듯 싶다. 아주 오랜만에 이런 영화를 접해서 기분이 좋다. 흥행에는 다소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말 많은 공감과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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