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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그동안 급격한 체력 저하를 이유로 영화를 피하고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문화 생활을 등한시하다보니 감수성이 매말라가는게 안타까워 작정하고 영화를 봤다.

나는 시끄러운 영화를 싫어한다. 무협, 액션 류의 영화는 그래서 싫다. 물론 보는 동안 통쾌하고 유쾌하긴 하지만 보고나서 남는 여운이 없으니 괜히 시간 낭비만 한 것 같다. 차라리 아주 조용한 영화를 좋아한다. 커다란 이벤트도 없고 액션도 없고, 심지어는 아무런 사건 조차 없는 그런 영화가 좋다.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동안 머릿속으로 나머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으랴.

그래서 작정하고 본 영화는 일본 영화다. 일본 영화엔 잔잔한 영화가 많다. 그 쪽 정서가 그런가보다. 요즘 우리나라 영화가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영화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너무 사건이 많은게 나에겐 어지럽기만 하다. 서론이 너무 길군.

영화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이다. 남자 주인공(마코토 역: 타마키 히로시)을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더니 노다메 칸타빌레의 남자 주인공이었더라. 어쨌든 아는 얼굴은 그 아저씨밖에 없었지만 영화 내내 시선은 여자 주인공(시즈루 역: 미야자키 아오이)을 향했다. 공식 [수수한 말괄량이 소녀가 안경을 벗으면 미녀로 변한다] 는 만화책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님을 실감하게 해준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

영화 내내 그녀는 유쾌한 입담을 보여준다. 그녀의 유쾌한 입담은 사실 내용상 참 안타까운 대사인데 표정, 말투, 동작들이 그런 대사를 유쾌하게 끌어간다. 이게 참 마음에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싶었을 뿐이야" 라고 말하는 시즈루. 그런 대사를 너무나 담담하게 그의 앞에서 말하는 태도가 헉소리나게 멋지더라. 이 영화엔 마음에 드는 대사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그런 대사들이 영화를 마무리짓는 단계에서 얼마나 안타까운 대사였는지를 알게 되었을 땐 마음 한 켠이 꿍하도록 답답하더라. 어찌보면 너무나 뻔한 엔딩인데 내가 특정 상황에 대한 집중력이 과도하게 높은 탓인지 끝나는 내내 모르고 봤으니 그 마지막이 얼마나 안타깝고 가슴아팠으랴.

끝무렵에 등장한 그녀의 어른스러운 사진 한 장에 그 날 잠 다 잤다.

  1. MK 2007.05.27 23:31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앗.. 저도 일본영화.. 애니.. 드라마 좋아하는데..
    사실. .. 소재나 내용두 신선한게 많은거 같아여..

    물론 그렇다구 많이 본건 아니지만 ^^

    저 영화두 함 봐야겟네요.. ^^ 후훗..

    • semix2 2007.05.28 01:49 ADDRESS | MODIFY/DELETE

      ^^ 일본 영화는 소재가 그리 신선한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애니메이션은 정말 신기한 소재 많지요. 완전 애니메이션 광입니다. ㅎㅎ

  2. furang 2007.10.14 13:30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다운 받아주세요.
    보고 싶어요.

  3. poppa 2008.04.04 19:49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끝장면은 기대한 보람이 있는 장면이였죠.
    저도 트랙백 살짝 걸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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