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DVD를 빌렸고, 정말 오랜만에 감상문을 쓴다.

요즘 나오는 영화들이 그다지 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극장을 드나드는 일도 몇개월째 중단 중인 것 같고... 무심코 대여점에 들어갔다가 눈에 띄는 타이틀이 있어서 집었더니 스팽글리쉬더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의 감독 작품이라길래 그냥 빌려버렸다.

스팽글리쉬, 뭔소린고... 하니~ 콩글리쉬 비스므리한 어감이라 생각하면 된다.

성질아줌마, 차분한 남편, 뚱뚱하지만 착한 딸, 트로트 아들 가족에 가정부로 취직한 플로르 아줌마. 영어를 모르기에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질아줌마의 성질 때문에 가족은 늘 불안하지만 차분한 남편덕에 잘 버티고 있다. 플로르 아줌마의 딸이 워낙 똘똘한 나머지 성질 아줌마가 자기 딸 냅두고 플로르 딸아이한테만 신경을 쏟아붇고... 그런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플로르 아줌마는 영어를 배우며, 차분한 남편과 좋은 감정이 울그락 불그락...

여기서 그대로 불륜으로 이어졌으면 개똥같은 영화라고 던져버렸을텐데 다행히 영화는 위험한 수위를 넘지 않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성질 아줌마의 외도를 안 남편과 플로르의 식당 씬. 서로를 확인하고 키스를 하고 쇼파에 앉았다. 땅에 발이 닿으면 행복이 깨져버릴 것 같다고 말하는 차분한 남편 아저씨. 나가려는 플로르는 그의 말에 내려놓으려던 발을 들어올리지만, '사랑해요' 와 동시에 땅을 딛고 걸어나간다. 말로 아무리 설명해도 이건 몇 초 안되는 그 장면을 서술하기 힘들다. 참 인상 깊은 장면이다.

훈훈한 감동을 기대했거나 소심한 생활속의 세세한 일상 묘사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것 같다. (내가 그랬다) 영화는 그렇다고 과장된 감동이나 사랑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가 끝나고나면 다소 얼얼하다. 재미없진 않았지만 뭔가 어떤 감정의 여운이 남기엔 약간 부족한... 부족하다기보단 서술하기 힘든... 참으로 애매모호한 기분만 든다.

간만에 희한한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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