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를 접한게 언제였었나... 그 아쉬운 마무리에 오랜 시간 두근거렸었는데 오랜 시간 후에 2기가 제작된다는 말에 뛸 듯이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1기를 접한건 무척 우연이었는데 오래 전 이야기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가물가물하다.

겉으로 보면 이 애니메이션은 일반 거대 로봇물과 다를게 없어보인다. 개인적으로 거대 로봇물 종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그림체가 다소 특이해서 보게 되었는데 그 소재가 너무 독특하다. 정의, 사랑 이런거 아니다. (아, 완전 아니라기보다는 중심 소재가 아니라는 이야기) 이 애니메이션의 메인 테마는 '기억'이다.

40년전 기억을 잃어버린 패러다임 시티. 출발은 이렇다. 주인공은 '로저 스미스' 네고시에이터(교섭자)다. 안드로이드 R. 도로시를 만나고 이야기는 진행되며 전반적으로 색감이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낸다. (누가봐도 베트맨풍이라고 할 것이다) 간간히 도로시의 엉뚱함 때문에 때로는 도로시 보려고 맘먹고 볼 때도 있다. 도로시는 언젠가 로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약 모든 기억을 잃고 만났었다면 우리들도 사랑에 빠지는걸까?' 도로시의 이런 발언들은 그때 그때는 다소 황당한 질문이나 농담처럼 던지지만 항상 뒤끝이 묘하게 만들어 이것 자체로도 중요한 소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내심 기대했는데) 이에 대한 해답은 글쎄...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내가 볼 땐 확실한 결론이 안나서인지 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에서 기억이라는 소재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매우 신선했다.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짧은 유머를 통해 살살 달래주는 센스는 대단하다. 다소 줄거리가 여러 이야기의 짬뽕식 (에반게이온, 트루먼쇼, 다크시티 등등) 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글쎄, 나로선 그 자체로 독특했다고 생각한다. 매우 흥미있는 이야기였다고~

1기와 2기로 분리해서 썼지만 사실 1~26이 그대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제작 중 돈이 후달거려서 13편에서 한 차례 멈춘 것이다. 고맙게도 제작진은 13회에서 어설픈 결론을 내려고 시나리오를 난도질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본 내에서 일부층에는 어필했지만 대중의 인기는 끌지 못한 듯, 그러나 여차여차해서 후에 미국에 방영되었다가 거기서 큰 히트를 치는 덕에 후원을 받고 2기 착수에 들어간 것이다. 아아~ 너무 다행이라고!!

어쨌든 너무나 재밌는 애니메이션!! 끝을 다 보고나니 너무나 아쉽다. 이젠 뭘 보고 사나~ 검은 옷과 빨간 머리, 검정 머리띠, 다크 서클이 너무나 매력적이던 그리고 살짝 끊기는 말투와 아주 가끔 유머스러우면서도 뒤끝이 남는 대사를 날리던 R. 도로시... 아아~ 당신, 너무 맘에 들어!!!
  1. dakedo 2009.03.23 15:08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빅오 재밌게 본 애니죠. 1기를 보고서 그게 끝인 줄 알고 있다가 나중에 2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2기도 다보게 되었습니다.

    1기만으로도 어느정도의 완결은 났다고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2기도 그럭저럭 재밌게 보기는 했죠. 2기에 실망한 사람들이 꽤 된다는 이야기는 있습니다만... 재밌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semix2 2009.03.24 01:28 ADDRESS | MODIFY/DELETE

      정말 멋진 작품이죠!! 빅오 1기가 끝나고 뭔가 뒤숭숭했는데 한참이 지나서 거의 잊어갈 때 즈음해서 2기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 저 역시도 2기를 재밌게 봤습니다.

      원래 1기/2기가 나뉘는게 아니라 제작비 문제로 잠시 중단된 걸로 알고 있어요. 2기 때 외국 스폰서가 붙어서 제작을 재개했다고 들었습니다. 매트릭스보다 먼저 나왔다면 정말 최고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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