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루에 한 번씩은 아이폰 관련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아이폰 열풍은 참으로 강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손바닥만한 기기 하나로 인해 국내 통신사가 그렇게나 뜸들였던 와이파이가 한 순간에 풀려버렸고, 다 망해가던 넷스팟이 다시 숨을 고르고 있다.

무엇이 그토록 아이폰에 열광하게 만드는가? 아마도 열에 아홉 명은 이 질문에 앱스토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 앱스토어는 휴대폰의 생태계를 뒤집어버렸다.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언제든지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 받아 휴대폰의 기능을 확장시킬 수 있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면 필요한 기능을 자신이 직접 제작해서 추가할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질릴 틈이 없다. '이것도 되네?' 하루에 한 번씩은 앱스토어를 방문하고 새로운 기능에 감탄한다.

그래서 최근 앱스토어가 대세다.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의 대항마라고 불리는 이유도 애플과 유사한 앱스토어 모델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공개된 운영체제는 신뢰를 얻고 개방적인 개발 환경은 많은 개발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사업 모델은 앱스토어만 비교했을 때 충분히 아이폰에 대항할 만 하다. 덕분에 많은 기업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채용하고 앱스토어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서비스하고 있다.

자, 여기서 질문. 앱스토어만으로 애플을 이길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대답은 '절대로 아니오' 이다. 왜 아니라고 대답했는지 설명하기 전에 아이튠 스토어(iTunes Store)를 잠시 살펴보자. 애플 계정을 생성하고 아이튠을 이용해 로그인하면 다음의 화면을 볼 수 있다.


상단에 App Store, iTunes U가 보인다.



상단을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앱스토어(App Store) 메뉴가 보인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그 옆에 아이튠 유(iTunes U)가 보인다. 아이튠 유는 아이튠 유니버시티iTunes University)의 약자다. 유명 대학의 비디오 강의가 집결해 있고, 대부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아이폰으로 아이튠 유가 제공하는 강의를 바로 내려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앱스토어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놓치고 있는 하나가 바로 아이튠 유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국인이라고 속이고 아이튠 스토어를 다시 접속해보자. 아이튠 스토어는 우리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메뉴들을 펼친다.


숨겨진 메뉴의 등장!



새롭게 등장한 음악, 영화, TV 쇼, 팟케스트, 오디오북. 드디어 아이튠 스토어의 실체가 드러났다. 앱스토어는 아이튠 스토어의 일부에 불과할 뿐, 배후는 아이튠 스토어이며, 이것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영상 매체를 단 한 곳에 집중시킨 초거대 쇼핑몰이다!

정리해보자. 아이폰은 아이튠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기화되는데, 아이튠은 아이튠 스토어의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며(앱스토어가 아니다), 아이튠 스토어는 음악, 영화, TV, 어플리케이션, 팟케스트, 오디오북, 대학 강의가 집결된 초거대 영상 미디어 쇼핑몰이다.

애플의 무서움은 여기에 있다. 애플은 수년간의 노력으로 음반, 영화, TV 배급사 등과 협의를 마치고 아이튠 스토어를 출범했다. (나는 아직도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통합을 이루어 냈는지 궁금하다) 온갖 영상 매체의 유통 을 단 한 곳에 통합시킨 고도로 집중된 통합 쇼핑몰, 정말 엄청난 것이다. 사용자는 아이튠 스토어를 통해 모든 영상 매체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애플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종 사용자 단말기까지 점령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아이팟이 먼저고 아이튠 스토어가 그 다음이지만...)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아이패드(iPad), 이건 넷북만도 못한게 아니냐는 비평이 들리곤 하는데, 스티브 잡스의 연설을 살펴보고 나면 그런 생각이 싹 가신다. 스티브 잡스는 이 때 분명히 넷북을 언급했고, 넷북은 느려터진 노트북이라고 엄청나게 비하했다. (실제로 넷북으로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을 하려고 하면 20초 이상의 부팅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넷북은 아이패드의 위치를 절대로 대신할 수 없을 거라고 장담했다. 확실히 그렇다. 아이패드는 넷북이 하던 일을 대신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오직 아이튠 스토어의 종착 지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이튠 스토어 프로젝트의 종착역을 향하는 잡스 아저씨.



나는 아이패드와 아이튠 스토어가 만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라 생각한다. 분명 아이패드는 아이폰의 화면이 커진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물리적인 기기 특성만 고려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아이패드는 아이튠 스토어를 통해 음악, 영화, TV 프로그램, 도서까지 접근하는 최적/최고의 휴대용 단말기로 자리잡을 것이다. 여기에 인터넷, 소셜 네트워킹이 가미되고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통한 무한의 기능 확장 등을 생각하면 아이패드는 현존하는 가장 무서운 괴물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요즘 나는 내가 중국이나 북한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왠지 모르게 정보를 통제 받고 잇는 듯 한 느낌. 한국 아이튠 스토어는 오직 두 개의 메뉴만을 보여주고 있고, 언론 매체는 항상 앱스토어만 언급한다. 그래서인지 다들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 상황. 혹시 국내 기업들은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지만 자사의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쉬쉬 숨긴 게 아닐까? 국가 또한 이에 가담하고 있는건 아닐까?

인터넷 강국은 거짓말이다. 우리나라는 그저 인프라 강국일 뿐이다. 좁은 땅덩어리에 네트워크 선만 줄기차게 깔아 놓고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라고 외치고 싶어 안달이지만, 건너 나라에서는 인프라를 갖춘 후 해야 할 일들을 이미 실현한 상태이다.

애플은 아이튠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영상 매체를 판매하고 구입한 상품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훌륭한 모델을 갖추고 있다. 국산 mp3 플레이어가 아주 뛰어난 기능들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을 뚫지 못한 것은 바로 저 모델에 융합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애플을 통해 배우고, 애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앱스토어가 아니라 아이튠 스토어를 상대해야 한다. 단순히 그러한 마켓을 만드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시장을 형성하고 쇼핑-구매-활용 전반에 걸친 고도의 집중된 통합 프로세스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1. 인쇄쟁이 2010.03.19 18:32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이 스킨 너무 맘에 들어요~~
    티스토리에 쓸수 있음 좋겠네요 ^^

    • semix2 2010.03.19 18:35 ADDRESS | MODIFY/DELETE

      감사합니다- ㅎㅎ 원래 티스토리에서 쓰던 스킨을 텍스트큐브로 옮겨오면서 살짝 손 본 거에요. 제공되는 스킨을 쓰면 왠지 '유일'하지 않은 것 같아서 완전 열공하야 스킨을- ㅋㅋㅋㅋ;;

      사실은 굉장히 천천히 가꿔온 거랍니다. 처음엔 그닥 이쁘지 않았지만 공들인 시간이 길다보니 이제는 정말 아끼게 되네요. 기본 스킨으로 좋은 게 많이 나와도 이것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2. 푸샵 2010.03.19 19:00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일단 방문해서 눈에 깔끔하게 들어오는 디쟌이 맘에 드네요. ㅎㅎ. 제 블로그는 머..기본만~ ㅋㅋ. 앞으로 자주 들릴께요~ 담에 또 뵈여 semix2님~ ^-^.

    • semix2 2010.03.19 19:23 ADDRESS | MODIFY/DELETE

      앗 감사합니다- 이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요!! ㅎㅎ 블로그는 컨텐츠가 메인이기 때문에 기본 스킨이 가장 훌륭한 선택일 수 있어요. ^^

      제가 워낙 글을 뜸하게 써서 자주 오시믄 '이 사람 블로그 접었나?' 하고 생각하실지도 몰라요 ㅠㅠ 가아~끔씩 들러주시면 정말 정말 감사 감사!! 꺄홍~

  3. iBluemind 2010.03.20 00:35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전 폰은 아니지만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터치 유저인데요.. 아이튠 유의 의미를 이제서야 알게되었네요...

    아이튠 유를 통해서 무료 대학 강의를 제공하기도 한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단순한 무료 컨텐츠가 아닌 모바일과 결합된 형태이니까요.

    우리나라라면 모바일은 커녕 액티브X로 도배하고도 남을텐데.... 여하튼 애플, 아니 잡스님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 semix2 2010.03.21 15:42 ADDRESS | MODIFY/DELETE

      잡스의 뛰어남은 '아이튠 스토어'에 있는 것 같아요. 그 전까지만 해도 애플은 컴퓨터 회사였는데 아이팟 + 아이튠 스토어를 계기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버렸으니까요.

      대체 어떻게 음악/티비/영화 배급사를 모조리 설득시킬 수 있었는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튠 유에서는 아직 영어 강의밖에 없는게 참 아쉽네요. 영어만 된다면 정말 굉장한 카테고리가 될겁니다!! 앗흥~

  4. tomyou74 2010.03.20 14:59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핵심을 꿰뚫어 주셨네요.
    짤빠진 하드웨어와 결합된 아이튠스를 통한 '초거대영상미디어쇼핑몰'
    지구상의 모든 정보를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미래의 빅브러더 '구글'.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함으로써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 해 왔던 '잡스'와 '브린+페이지' 이 천재들의 불가피한 충돌이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지 흥미진진해지네요. 한편 두렵기도 하지만..

    • semix2 2010.03.21 15:45 ADDRESS | MODIFY/DELETE

      세계 일류 기술을 이끌어가는게 고작 한두명의 사람이라니, 현실이 참 신기하면서도 무섭기만 합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 천재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그들을 천재화 시키고 있는걸까요;;

      우리나라도 옥션, 지마켓과 같은 참여형 쇼핑몰은 있지만 영상 매체만큼은 손도 못대고 있는 것 같아요. 각자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다른데다가, 소리바다나 벅스만 보더라도 음반 회사 하나 설득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아이튠 스토어같은 통합 영상 미디어 쇼핑몰은 아직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천재의 충돌, 측근들은 죽어나겠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저로써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ㅎㅎ

  5. DDG 2010.04.01 20:37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다른건 몰라도 애플이 저의 눈뜬장님병을 치료해주었다는것이 감사할따름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도 삼성이 우주 최강인줄 알았을겁니다. 삼성같은 구석기시대의 기업이 어떻게 최강인지 고민했었는데 교묘한 포장이었고 의문점이 풀렸습니다.

    • semix2 2010.04.01 21:00 ADDRESS | MODIFY/DELETE

      그동안 저희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거지요;; 사실 삼성은 하드웨어 제조 측면에서는 꽤 잘 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그만큼 괴물인거에요. (맥-아이튠 스토어-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이 시리즈는 정말 말도 안되는 골리앗입니다)

      삼성이 최근 추세에 따라 소프트웨어 시장을 두드리는 건 늦게라도 정신 차린 듯 해서 다행입니다만 실수가 다소 눈에 띄고 있는게 안타깝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상표로 등록해 버린 사건은 너무나 치명적이었습니다)

      저는 삼성 보다도 통신사의 횡포에 질려버렸습니다. 통신사가 자기 밥그릇 챙기려고 끈질기게 와이파이를 반대하고 있던 덕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너무나 늦게 시작되 버렸죠;; 이제라도 숨통이 트인 것 같아 다행입니다. ^^

  6. 멀티라이터 2010.04.06 22:59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애플은 뭐랄까.. 대처를 하고 싶어도 쉽게 대처할 수 없는 회사가 되는것 같습니다.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지원체계를 갖춘 일종의 시스템을 팔고 있으니깐요.

    • semix2 2010.04.07 02:17 ADDRESS | MODIFY/DELETE

      다 망해가던 애플을 잡스가 기가막히게 살려 놨죠. ^^ 아이팟에서 아이튠 스토어로 이어지는 과정은 정말 드라마틱합니다. 얼마 전에 이러한 내용의 짧은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정말 소름이 돋더라구요;;

      잘 갖추어진 인프라 덕에 애플은 이제 쉽사리 망하지 못할겁니다. 하지만, 요즘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어요. 조만간 이 내용을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7. 날개미썽 2010.05.23 23:05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글 정말 잘 봤습니다. 긴 글인데 참 잘 쓰셨네요. 정리도 깔끔하고 분석한 내용도 논리적입니다. 수고하셨어요..

  8. 군인쭌성 2010.06.24 19:24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정보가 통제된다는 말이 와닿네요 ㅠㅠ 처음에 아이폰 나올때에도 아이폰의 문제점이 집중 포화당했었죠...
    앞으로는 보안문제도 있고 비포 앱 시장(비포마켓) 중심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뉴스를 본거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semix2 2010.06.24 21:40 ADDRESS | MODIFY/DELETE

      비포마켓이라는 건 출시 시점에 내장하는 걸 뜻하는 건가요? 비포마켓의 중요성은 동감합니다만 그래도 애프터 마켓 중심이 대세를 이룰 듯 싶습니다.

      스마트폰+앱스토어가 대세가 된 이유도 비포마켓의 반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기존 핸드폰들이 비포마켓 성격을 갖는데, '주는 대로 써라!' 식의 느낌이랄까요. ^^

      보안이 문제라면 그 부분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지, 마켓을 이동시켜선 안될 것 같습니다.

      음- 너무 주관적인 의견이라 별 도움이 안될 듯 싶기도 하네요;;;; ^^ 전 애프터 마켓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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