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어플리케이션 모델(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전략 - #2 App 모델)에 이어 오늘은 앱스토어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앱스토어를 이야기하기 전에 스마트폰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자.

오래 전 PDA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핸드폰이면서 일정도 관리하고, 간단한 게임도 즐기고 인터넷도 쓸 수 있는 기기, 스마트폰은 그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왜 그 때는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을까?

당시 PDA는 우리에게 친숙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또는 그것과 유사한)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손안에 데스크탑 PC를 옮겼다' 라는 인상이 매우 강했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이 데스크탑 PC를 활용하는 방법과 매우 유사했다. 데스크탑에서의 사용자 경험이 모바일 기기로 고스란히 이동한 것이다. 이로 인해 데스크탑 PC에서의 지식이 다소 부족한 사용자들에게는 그저 '훌륭하지만 쓰기는 어려운' 기기라는 인상이 강했다. 당시의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스마트해야 했다.

아이폰이 이것을 깨뜨렸다. 데스크탑 PC와는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여, 더 이상 어렵고 복잡한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특히 앱스토어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매우 쉽고 편리해져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된 게 한 몫 했다. 이제는 사용자가 스마트할 필요가 없다. 기기가 그 만큼 스마트하게 동작한다.


  앱스토어

앱스토어는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시하고, 사용자들은 그런 어플리케이션들 중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내려 받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중간자 역할을 수행한다. 너무나 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존재하기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제공한다. 또한 유료/무료를 구분해서 볼 수 있고, 인기/등록일 순으로 정렬해서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인터넷 쇼핑몰과 매우 유사한 구조이다.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 전략

애플 앱스토어는 오직 애플에서만 제공하고 관리하는 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은 통신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앱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다. 애플은 판매 수익의 일부를 직접 회수하지만, 구글의 경우 통신사가 판매 수익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게 한다.

'오직' 이라는 단어는 꽤나 폐쇄적으로 들린다. 일반적으로 개방적인 것이 폐쇄적인 것보다 더 좋게 들린다. 그러나 이 역시도 트레이드-오프일 뿐, 좋고 아니고는 상황과 관점에 따라 변한다.

일상에서 우리는 특정 상품에 대해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을 비교하여 보다 싼 가격으로 구매하기를 희망한다. 각각의 쇼핑몰은 저마다의 특징과 전략이 있기 때문에 판매 가격 및 혜택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차이가 쇼핑몰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그러한 경쟁에 최대 수혜자는 사용자가 된다.

애플의 폐쇄적 앱스토어 운영 정책은 다양한 마켓 형성을 금지하여 마켓간 자율 경쟁 및 사용자 선택을 제한한다. 이로 인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 어렵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어렵다. 또한 트래픽이 집중되기 때문에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손실이 한 번에 몰린다. 그러나 유일함은 일관성으로 이어진다. 항상 그곳에 같은 모습으로 있기에 혼란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접근성이 향상된다. 마켓의 접근성이 향상될 수록 마켓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한편 구글은 마켓을 직접 운영하는 대신 타 사업자가 운영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다양한 전략을 펼치는 여러 마켓이 형성되도록 하였다. 구글은 마켓을 직접 운영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것과 관련된 비용을 절감하여 안드로이드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마켓의 형성은 그 나름의 광고 효과를 갖는다. 하지만 이 정책은 트래픽을 분산시키고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플리케이션 하나를 개발한 뒤 수 많은 마켓들을 돌아다니며 그것을 등록해야 한다. 한 마켓에만 올려서는 수익이 그 만큼 제한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찾기 위해 여러 마켓을 방문해야 한다. 현재는 통신사별로 안드로이드 마켓을 하나씩 운영하기 때문에 여러 마켓을 찾아 다녀야 하는 고생은 없지만, 대신 그로 인해 차별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특정 어플리케이션이 SK 안드로이드 마켓에만 올라오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마무리

지난 글부터 나는 꾸준히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강조했다. 어느 환경에서나 트레이드-오프 관계가 존재하지만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는 그 관계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한 쪽으로 조금만 치우쳐도 다른 쪽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나 버린다.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모델, 앱스토어 이야기로 이번 시리즈를 마치지만 모바일 환경은 여기서 다룬 내용보다 훨씬 넓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 4.0 OS를 발표하면서 기업 환경과 광고/게임 시장으로의 확장을 선언했다. (참고: 아이폰 OS 4.0 - 애플의 야심찬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전략, 그리고 그 때마다의 선택. 선택이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이지만, 그 평가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악으로 평가 받던 아이폰 내장 메모리가 지금은 어떠한가?

하나씩 알아갈수록, 하나씩 생각해볼수록 신기하고 즐겁고 무서운 게 요즘의 모바일 환경이다. 조만간 윈도 7 폰도 등장할 예정이다. 그 때가 되면 오늘의 평가가 또 다시 달라질 지도 모른다.



  1. 류진 2010.04.15 21:07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제발 우리나라의 무선인터넷의 제약만이라도 풀어주었으면 합니다. 대기업에 붙어 기생하는 정보통신관련담당도 그렇고 기존의 인프라를 과대포장하여 재판매하려는 도둑놈심보도 그렇고...

    • semix2 2010.04.15 21:38 ADDRESS | MODIFY/DELETE

      무엇을 위한 정책인지 정말 한심합니다. 기술은 이미 저 만치 앞서가고 있고, 그것으로 인한 파급 효과도 증명이 되고 있는 판에 정책이니 법률이니 운운하며 자꾸 멈춰 있는 현실을 보면, 인터넷 꽝국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프라만 잘 갖추면 뭘 하냐구요;; 아우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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