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해가 뜨기를 기다렸지만 날씨가 흐려서 일출을 볼 수 없었다. 많이 흐린 건 아니었지만 해가 꽁꽁 숨어버린 듯, 동해까지 왔는데 일출을 보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뭐, 내일도 해가 뜨니까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를 따라 바닷가 가까이 다가갔다.

1000일 기념으로 해수욕장 전세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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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아닌 평일 오전의 바다는 마치 전세 낸 것 마냥 한산했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인 체 잠시 넋 놓고 바다를 바라봤다. 백사장 모레는 생각보다 고와서 맨발로 다녀도 폭신폭신하고 기분 좋았다. 적당히 밟히는 느낌이 최고!

동글메롱!


바다의 기운을 온 몸으로 느껴라!


짐 싸 들고 나온 우리는 펜션 아주머니께 부탁 드려서 차를 타고 수산항에 갔다. 차로 가도 아주 금방은 아니더라. 전날 억지부리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수산항은 우리의 기대를 져버렸다. 수산 시장이 길게 펼쳐진 시끌벅적한 곳 이길 기대했는데 작고 조용하고, 시장 같은 건 없었다. 그래도 항구까지 왔는데 회는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기대를 져버렸지만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수산항


값은 조금 비싸지만 정말 너무나 맛난 회 - 완전 쪼이쪼이하더라!


맛나고 배부르게 먹고 나서 우리는 고민했다. 어떻게 집에 가지?? 횟집 아주머니께 여쭈어보니 요 뒤로 나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단다. 그래서 살곰살곰 걸어서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다음 버스가 2시간 후에나 있는 게 아닌가! 그 때 갑자기 생각했다. 우리 버스 터미널까지 한 번 걸어서 가 볼까?

요 뒤로 나가는 길에 예쁜 집 발견!


잘 쓰고 있는 아이폰, 새삼 또 훌륭함을 느꼈다. 지도 어플만 있으면 우리는 천하무적! 네비게이션을 켜고 가야 할 경로를 찾고, 그리고 걸었다. 처음 한동안은 굵직한 도로 옆을 걸었는데 차가 뜸하게 다니고 보행자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위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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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 발견한 예쁜 꽃뭉치!


자세히 보면 나도 턱선이 있다.


길 따라 한참을 가다 보니 갑자기 오산리 선사유적 박물관이 나타났다. 뜻밖의 횡제랄까? 이런 곳은 그냥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기에 잠깐 들렀다. 움막 몇 개가 전부였지만 뜻밖이라 무척 흥미로웠고, 기분 좋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뜻밖의 횡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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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걷기를 시작. 이후로는 더욱 한적한 도로의 연속이었다. 아침까지 동해 바다를 보고 있었는데 이제 우리에게는 산과 나무, 숲, 그리고 가끔 논두렁 밭두렁이 보였다. 차도 드물뿐더러 인적은 더더욱 드물었기에 마치 딴 세상에 온 기분이 들었다. 너무나 조용하고 너무나 정적인 풍경이 어쩜 이리도 평화로운지!

논두렁


밭두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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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반 넘게 걷다 보니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양양 터미널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다. 택시라도 지나가면 잡으려 했는데 택시 한 대 지나가질 않았고, 하이킹은 수줍에서 못했다. 걷다가 버스 정류장이 나타나면 잠깐 앉아서 쉬고, 한 정거장 더 가보자 하면서 다음 정거장으로 향하길 두세번. 체력이 제로의 영역에 도달하기 전에 우리는 버스를 탔다.

우리가 걸어온 길


결국 끝까지 못 걷고 버스를 탔지만 정말 뿌듯했다.


새삼 버스가 정말 빠르구나 싶더라. 틈틈이 네비게이션을 켜고 걸으면서 위치를 확인했었는데, 그 움직임이 버스를 타고나니 장난이 아니더라. 하지만 이날만큼은 차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우리는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게 걸었다.

이제 집에 갈 시간-


양양 터미널에 도착하자 눈 앞에서 버스가 한 대 출발했는데, 그 다음 버스가 한 시간 후에나 출발한단다; 잠깐 징징거렸지만 와이파이가 잡혀서 인터넷과 위룰(We Rule)로 시간을 때웠다. 버스를 타고나니 졸음이 밀려왔다.

너무나 즐거웠던 1박 2일 동해 나들이. 바다만 바라봐도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하겠지만 우리처럼 차가 없는 뚜벅이라면 미친 척 네이게이션 하나 들고 바다 옆 한적한 산길을 걸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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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 수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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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울었쪄 2010.06.07 13:24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와~보기만 해도 시원 하네요 ^^
    저 회 한입만 ..ㅠㅠ 아~-0-
    올 여름은 저도 동해 바다로 떠나볼까여 ㅎ?
    추천 꾸~욱 눌르고 갑니다 ^^


    (블로그 궁금증 ㅠㅠ)
    포스트 글 제목을 수정하면 얼마 후에 반영이 되나여?

    • semix2 2010.06.07 14:22 ADDRESS | MODIFY/DELETE

      정말 시원하죠!! 저 땐 아직 바닷물이 너무 차가워서 제대로 담가보지 못했답니다;; 회는 정말 맛있었어요. 서울보다 안 예쁘게 나와서 걱정했는데 맛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여름엔 사람이 미어터질 것 같아서 미리 다녀왔습니다. ㅎㅎ

      포스트 제목을 변경하면 블로그에는 바로 반영이 되지만, 이미 발송된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는 반영이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직접 찾아가서 수정하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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