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출시된 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되지 않는 시점에서, 삼성 갤럭시탭이 그보다 먼저 출시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박빙의 승부를 예상하는 아이패트 vs 갤럭시탭. 작년 제품과 오늘 제폼을 당장 비교하는 것은 애플에게 조금 미안한 감이 있지만, 어쨌든 국내 출시 시점에서는 두 제품이 같은 선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애플이 억울하게만 느낄 필요는 없을 듯 싶다. (빨리 출시하던가!)


태블릿

이제는 태블릿 PC라는 용어가 축약되서 그냥 '태블릿' 이라고 불리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을 PC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데스크탑 PC 와는 전혀 다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어플리케이션의 배포 및 구동 방식에서도 차이가 확연하다. 과거 터치 스크린 기반 노트북과의 차이가 얼마나 명백한가?

태블릿 기기의 핵심은 운영체제보다도 컨텐츠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있다. 운영체제는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데, 데스크탑 PC 보다도 태블릿 기기에서 더 심해 지는 것 같다. 철저한 제약으로 상당 부분을 가림으로써 사용자를 강제하지만, 한편으로 사용자가 운영체제의 깊은 내막을 이해할 필요없이 '전원을 켜는 순간 사용법을 알고 있다' 가 되도록 태블릿 기기는 노력한다. 그 노력의 핵심에는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있다.


운영체제의 차이

운영체제가 사용자에게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기의 특성을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이기에 두 운영체제간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에 모두 iOS를 적용시키고 있다. iOS는 맥 OS X에 기반한 운영체제로 풀 터치 스크린에 맞추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재정립하고, 어플리케이션의 배포 및 설치, 구동 방식을 모바일 기기에 특화시킨 새로운 운영체제이다. (이렇게 특화된 iOS의 특징이 내년 발표 예정인 맥 OS X의 최신 버전인 Lion 탑재될 예정이다 - Back to the Mac)

애플의 기기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아이폰/아이팟, 그리고 아이패드. 굳이 이렇게 둘로 나눈 이유는 두 기기의 가장 큰 차이, 즉 화면 크기 때문이다. 화면 크기가 뭐 어때서? 화면이 큰 만큼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정보는 많아지고,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특별한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고 애플은 생각한 듯 하다. 실제로 iOS 개발킷에는 아이패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UI 컴포넌트들이 다수 존재한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개발하고 관리 책임을 갖고 있는 운영제체로써 현재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체제가 요구하는 화면 크기는 다소 작은 편이며, 큰 사이즈의 화면에 적합한 UI를 별도로 제공하지는 않는다. 구글의 엔지니어가 '안드로이드는 태블릿에 적합하지 않죠' 라고 말한 이유가 그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확장하여 7인치 디스플레이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감행했고 그렇게해서 탄생한 제품이 바로 갤럭시탭이다.


특화 한다는 것의 의미

지난 포스트(안드로이드 진영의 딜레마, 해법은 있는가?)에서도 언급했듯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특화하는 것은 사실 굉장한 위험이 따르는 작업이다. 표준 안드로이드 API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드로이드 앱 일부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사이즈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개발함에 있어 화면 사이즈 및 해상도에 대한 제약이 없는 것, 그리고 UI 컴포넌트 배치가 레이아웃 매니저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 이 두가지가 그것이다. 삼성의 '특화'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의 안드로이드 철학을 완전히 위배한 것은 아니다. 레이아웃 매니저를 이용한 UI 배치는 갤럭시탭에서도 잘 동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스마트폰보다 크고 고해상도인 디스플레이, 여기에 특화된 UI는 없다. 애플이 아이패드만을 위한 UI 컴포넌트를 제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래서일까. 갤럭시탭은 화면 사이즈를 키운 갤럭시S라는 평가가 많이 들린다.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된 때 인터넷에 많이 떠돌아다니던 짤방. 사실은 현재의 갤럭시 탭에 더 적합한 짤방이다.

한 때 유명했던 짤방, 그러나 지금은 갤럭시탭에 더 적절하다.




삼성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을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은, 드디어 컨텐츠에 집중하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풍긴다는 것이다. 도서, 방송, 온라인 강의 등 다양한 국내 콘텐츠를 갤럭시탭에 특화시키려는 노력이 보인다. 물론 현재로써는 아이패드 따라잡기, 또는 아이튠 스토어 베끼기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은 확실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태블릿 기기의 핵심은 기기 그 자체보다도 콘텐츠에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망

갤럭시탭은 출시 그 자체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연일 기사가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느긋하게 방관하는 구글을 채찍질 하고 있으니까! 아이패드에 의한 태블릿 기기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굉장히 여유를 부리고 있다. '아오 나 몰라- 태블릿 전용 운영제체 그딴 거 없다. 지금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하기도 정신없어!' 이러고 있으니 말이다. (조급한 그들은 안드로이드 3.0을 다운그레이드해서 2.3 버전을 출시한다고 한다. - 루머일지도?)

갤럭시탭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태블릿 기기의 시초로서 그 가능성을 점치는 매우 중요한 기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다른 많은 업체들이 갤럭시탭을 주시하고 참고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 조만간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이 우후죽순 튀어나올 것이다. 사실 그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시장의 평가가 무서울 뿐이다. 태블릿 전용으로 하기엔 약간 모자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 기기를 받아들여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갤럭시탭이 첫 빠따를 호되게 맞아가며 답해 줄 것이다.


그래서, 갤럭시탭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건 두고봐야지- 라고 말하면 너무 성의 없나? 내 의견을 감히 말하자면, 갤럭시탭은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 웹브라우징을 하기엔 너무나 작고, 이미 있는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시키기엔 사이즈가 다소 부담스럽다. 갤럭시탭의 해상도에 특화된 앱이 얼마나 출시되는가가 문제인데, 그 해상도를 갖는 기기가 많으면 모를까 오직 갤럭시탭 뿐이라면 개발자들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어쨋든 스마트폰에 최적화해서 앱을 출시해도 갤럭시탭에서 실행은 될테니 일부러 갤럭시텝만을 위한 앱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 

방송, 특히 교육 방송과의 연계는 갤럭시텝의 활용도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킬러앱이 될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이것은 PMP가 이미 잘 해주고 있다. 전혀 특별하지 않는, 어쨌든 갤럭시탭을 사면 PMP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는, 그 정도의 평가에 머무를 것이다. 갤럭시탭의 경쟁자가 아이패드가 아니라 PMP라면, 삼성은 정말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 PMP는 오직 동영상에 최적화한, 궁극의 기기니까.

마지막으로 도서, 신문 등의 매체는 글쎄. 그 크기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7인치는 작다' 고 생각한다. 한 페이지에 많은 내용을 보이자니 글자가 작아지고, 적절한 가시성을 확보하자니 너무 많은 페이지가 생성되어 끊임없는 '페이지 넘김'을 사용자에게 요구하게 된다. 이는 '부적절한 인터페이스'의 사례로 꼽을 만큼 부자연스러운 동작이다. 

하지만 휴대성에 대해서는 아이패드를 능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패드는 여성의 핸드백에 집어넣기에는 다소 부담스로운 크기이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을 여성으로 따지자면 아이패드는 휴대성에 있어서 만큼은 '낙점' 인 것이다. 애플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결코 그들은 '들고 다니세요-' 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쇼파에 앉아 편안하게 콘텐츠를 즐기세요' 라고 말할 뿐. 그렇기 때문에 휴대성에 있어서는 갤럭시탭이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삼성이 가야 할 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이 구글에 발목잡힌 삼성. 그들이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은 오직 하나. 갤럭시탭으로부터 충분한 사용자 경험 정보를 축적하여 구글과 긴밀하게 협의한 후 태블릿에 적합한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에 직접 기여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개발의 핵심에 삼성 인력을 밀어 넣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반대로 그 경험을 독자적으로 살려 안드로이드를 임의로 변형시키는 일은 절대로 범해서는 안된다. 절대로!! 그렇게 멍청한 짓을 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1. xxxx 2010.11.16 16:10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태블릿이란 용어 자체가 들어맞지 않는 크기다. 어원을 따져봐도, 고대 로마의 신문 역할을 했던, 목판이나 십계 류의 석판 크기 정도가 맞다. 갤탭 = 팜-터치 PMP일뿐이라고 본다.

    • semix2 2010.11.17 02:21 ADDRESS | MODIFY/DELETE

      갤럭시탭의 경쟁 상대는 아이패드가 아니라 PMP 쪽에 가까운 듯.

  2. 얀새 2010.12.03 08:46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잘지내시죠! :)ㅋㅋ 전 아직 데스크탑외에는 그닥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어서 (아주 가끔외에는) 태블릿에도 큰 관심을 안가지고 있었는데, 윤영오빠가 상큼하게 탭을 구입했더라구요(...) 뭐 아마도 이번에 대위로 승진?하고 다시 훈련기간을 갖게되서 집안물건이 다시 본가로 돌아오는 과정하에 내린 결론이겠죠 !! ㅋㅋ거기다 자전거 라이딩 할때 네비를 많이 쓰는 것 같던데, 구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오빠에겐 좋은 제품이 되고 있는듯 보였어요..ㅋㅋ 이상하게 괜히 오빠가 사면 저도 관심이 가는 요런 못된 심보. 예나 전이나 전자기기에 대한 관심은 변치 않는 것 같아요(...)ㅋㅋㅋ

    • semix2 2010.12.06 23:57 ADDRESS | MODIFY/DELETE

      ㅎㅎ 얀새 요놈~ 잘 지내고 있느냐! 윤영인 탭 샀구나- 난 아이패드 샀어. 자전거에 네비 달 요량이면 탭이 훨 낫지. 아이패드는 크고 좀 무거워서;; 얇은 노트북 들고 다니는 느낌이야 ㅋㅋㅋㅋ 내가 널 본게 너무 오래 전이라 전자기기에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네- ^^ 아오 날씨 춥다! 감기 조심하고- 언제 한 번 얼굴 비춰~

  3. 달콤테리 2011.01.10 02:18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태블릿에서 갤탭과 같은 휴대성을 논하려면 아이패드가 아닌 스마트폰과 경쟁을 해야 할 겁니다.
    요즘 회사원들이 특히 많이 사는걸 보면 킬러앱은 e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년 뒤엔 지금보다 더 많은 신간이 e북으로 나오겠지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semix2 2011.01.10 11:10 ADDRESS | MODIFY/DELETE

      태블릿의 휴대성 논란은 이제 어느정도 일단락 된 듯 싶습니다. 너무 의견이 분분하다보니 감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결론 없음' 쪽에 기우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 역시 킬러앱은 eBook이 될 것 같지만, 현재의 eBook 스펙만으로는 킬러앱이 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보다는 Interactive Megazine 쪽이 더 킬러앱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eBook 스펙은 다양한 상호작용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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