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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프라모델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품질이 매우 낮은 복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요즘은 자체 디자인의 제품도 많이 나오고 부품 분할이나 몰드 디테일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조립감 역시 제법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점점 퀄리티가 좋아지는 와중에도 가성비는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서 제품 안에 이것저것 꾸겨 넣고도 매우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다만 최근에 중국산 프라모델을 접한 나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고, 오래전부터 접한 사람들 말로는 가격이 많이 올랐단다) 얼마 전에 조립한 액시스 모형의 크샤트리아만 해도 60장 이상의 런너에 LED 발광 유닛까지 갖추고도 10만원대로 출시되었다. LED는 프로그램된 방식으로 점멸하는데 이 정도의 제품을 반다이에서 냈다면 LED 유닛만 20~30만원 정도는 했을 것이다. (PG 엑시아라던가 최근 발표한 언리시드 뉴건담만 봐도 허풍이 아니지)

 

 

 

팻캣 제품처럼 반다이 제품을 부품 단위로 그대로 카피한 것과 달리 액시스 제품은 오리지널 설계를 따른다. 다만 그래도 IP 문제를 피할 수 없다보니 오리지널 짝퉁이라고 해야 할까... 사이살리스에 이어 크샤트리아까지 보면 대형 기체에 대한 리파인과 프레임 설계 능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이 능력으로 오리지널 기체를 내면 어떨지 궁금하다 (하지만 소문엔 다음 제품도 반다이 IP 라더라..,)

 

화모선과 핵성치조의 콜라보로 탄생한 로사도 프로젝트. 성화·백합 Mk3 라는 상당히 독특한 외형의 걸프라가 곧 출시된다. 아니 출시는 이미 되었고, 택배를 기다리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걸프라라고 하면 예쁘고 귀여운 외형의 피규어에 갖가지 외장 / 무장을 조합하는 형태가 대부분인데 이 제품은 처음부터 인조 인간을 노렸다. 나는 볼 때마다 블레임의 시보가 떠오른단 말이지- 덕분에 호불호 없이 냅다 지를 수 있었다. 블레임 팬이거든!

 

 

 

중국산 걸프라는 소체보다도 곁다리가 메인인 느낌이다. 반다이나 코토부키야와는 차원이 다른, 아니 차원은 같은데 규모가 다른 외장 / 무장을 제공한다. 백합의 꽃 달린 롱라이플은 애교고 어떤 제품은 메인 소체 서너배 크기의 곰탱이가 딸려있기도 하고 말이지... 과감하고 다체로운 시도가 눈과 손을 즐겁게 한다. 뭔가 중국산 프라모델은 가득가득 채워주는 느낌이란 말이지... 

 

최근에는 비엔티안퓨전의 차기작 '유성' 의 PV가 공개되었는데 이게 또 엄청나다. 합금 프레임에 거대한 날개 유닛, 그리고 LED 발광 기믹.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압도적인 스케일의 격납고 베이스까지 포함시켜놓고 10만원 이하의 가격을 책정했다. 특히 베이스가 굉장히 흥미로운데,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이 가능하고 정비사 피규어를 대량 포함하고 있어서 다른 프라모델과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베이스만 따로 팔아도 될 정도로 독립 컨텐츠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건담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벗어나지 못한건 아쉽지만, 하루아침에 서사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보니. 시리즈를 계속하다보면 자체 서사가 생겨날거고 그러다보면 온전한 오리지널 디자인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반다이몰은 접속조차 어렵고 신제품을 구매하는건 하늘의 별따기다. 신나고 즐거운 조립은 개뿔, 구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 그런 와중에 중국 제조사의 선방이 꽤 흥미롭다. 팻캣처럼 대놓고 카피한 이른바 '짝퉁' 은 아직까진 꺼림찍한데, 액시스 모형처럼 오리지널 설계가 들어간 제품은 호기심 때문에라도 (반다이와는 뭐가 다를까 하는 그런 호기심) 한 번쯤 손을 내밀게 된다. 라이센스 또는 완전한 오리지널 디자인에 가성비를 더한 제품은 이제 훌륭한 선택지가 되었다. 매번 반다이몰 대기열을 기다리는 것도 이젠 지쳐서 당분간은 중국산 프라모델을 기웃거릴 것 같다.